여러분의 인생 맛집은?

天高馬肥의 계절 가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하늘은 높푸르고 땅에는 곡식이 노랗게 익어가니 마음도 저절로 풍요로워집니다. 날씨는 화창하고 나들이 하기도 좋고, 없던 입맛도 생기는 가을이 되면 맛집 탐험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는 뜻일까요? SBI人의 소울 푸드와 맛집을 알려주세요. 



당신을 위한 소울 푸드

소울 푸드는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어떤 이들에게 소울 푸드는 입학식, 졸업식 같은 날마다 찾았던 짜장면일 수도 있고, 취업을 준비하며 야식으로 즐기던 라면 한 그릇일 수도 있습니다. 퇴근 무렵, 자연스레 발걸음이 닿는 치맥집은 언제든 환영이고, 엄마가 만들어준 평범한 집 밥을 그리워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음식 속에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여러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음식을 먹으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도 하고, 이 같은 기억을 곱씹기 위해 다시 그 음식점을 찾습니다. 그래서 인생 맛집이란 말도 나왔나 봅니다. SBI人의 최고의 맛! 음식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얼마 전 남자친구와 영종도로 데이트를 갔습니다. 처음엔 인천으로 향했다가 바다도 볼 겸 영종도까지 갔죠. 

방문 당시에는 제철이 아니었지만 다가올 가을을 기념할겸 새우구이 맛집을 찾았습니다. 새우 맛은 물론 저를 위해 새우를 직접 까준 남자친구의 정성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맛있고 설레고 즐거운 추억 가득 만들고 왔습니다.



대구지점 근처에 가게가 오픈하자 마자 호기심에 한번 들렸는데, 이날부터 이 가게는 저의 인생 돈가스 맛집이 되었습니다.   

바삭한 튀김 옷과 육즙 가득한 선홍빛 고기, 곁들여 먹는 트러플 오일까지! 돼지고기 특성상 기름이 많지 않아 다소 퍽퍽할 수도 있지만, 이곳 돈가스는 한돈 돼지고기를 사용해 촉촉한 육즙을 머금고 있습니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아주 일품이죠.  

대구 지점장님께도 추천 드렸는데, 태어나서 먹어본 돈가스 중 단연 최고라고 하시더라고요. 지점장님은 일주일에 두세 번씩 가게에 방문해 사장님과 절친이 되었답니다. 


최근 팀원 분들과 함께 을지 다락이라는 양식집을 방문했습니다. 오므라이스와 찹스테이크, 매운 크림 파스타와 파인애플 에이드를 먹었는데 뭐 하나 빠지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귀여운 파인애플 컵에 나오는 에이드를 먹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워낙 인기가 많아서 최근 강남과 여의도에 분점이 생겼다고 하는데, 을지 다락 본점이 바로 회사 근처에 있으니 다른 직원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벌써 5년이나 지난 일이긴 하지만, 당시 소중한 딸을 임신했던 저는 행복하면서도 힘든 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바로 입덧 때문이죠. 정말 지옥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임신 초기, 그날 따라 입덧이 심해서 퇴근길 버스에서 내린 뒤 헛구역질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도저히 빈속으로 집에 갈 수가 없어 눈앞에 보이는 추어탕 집에 무작정 들어갔습니다. 그 때 먹은 추어탕은 빈 속을 달래 줬을 뿐만 아니라, 울렁이던 속도 잠잠하게 해주었습니다. 이후 입덧이 심할 때마다 추어탕을 찾게 되었고, 제 소울 푸드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어느덧 다섯 살이 된 딸은 지금도 가끔 저와 손을 잡고 그 식당에 간답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서울 종로 3가 인근 골목에는 아주 오래된 삼겹살 집이 있습니다. 간판은 35년 전통으로 되어 있으나 가게가 1974년에 오픈했으니 거의 50년 가까이 되었네요. 

고소하게 익은 냉동 삼겹살 한 점에 매콤새콤한 파채, 여기에 마늘까지 함께 싸 먹으면 정말 별미입니다. 사장님이 직접 볶아주는 볶음밥은 1인분이지만 3인분 같은 양을 자랑한답니다. 

요즘 같이 선선한 가을 날, 노포 감성 물씬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냉동 삼겹살 어떤가요?



곱창전골이 소울 푸드가 된 건, 14살 무렵 어머니를 따라 곱창전골 가게에 방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어머니가 전골 두 국자에 콩나물과 김가루, 밥을 비벼 주셨는데 그 맛이 진짜 환상! 곱창의 고소함에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 부드러운 고추장이 이불처럼 포근하게 입 안을 가득 채웠죠. 

그 날 밥 두 공기를 후딱 해치웠습니다. 처음 먹어본 매생이전도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었더니 식당 아주머니께서 전을 서비스로 주셨죠. 

지금은 서울에 있어 자주 가지 못하지만 부산에 갈 때마다 무조건 방문하는 곱창전골 집. 여전히 저를 반겨 주시는 가게 아주머니가 오래도록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