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알레(시작), 마르쉬(전진)

일일 펜싱체험
요즘 펜싱이 근력, 지구력, 민첩성, 집중력 키워줄 수 있어 생활스포츠로 인기다. 예전엔 낯선 종목이었으나, 도쿄 올림픽 금메달 수상 이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참여·글 : 참여·글 : 기업금융1팀(A) 박진형 팀장 가족
 코로나19 '방역 가이드'를 준수하며, 참가자 외 접촉을 최소화 하는 등 안전하게 진행했습니다.


올림픽 펜싱 붐 직접 체험하다

’21.09.04 오전 7시 밝은 햇살을 벗 삼아 창문을 열어본다. 오늘따라 맑은 하늘에 하얀 흰구름이 더욱 하얗게 보였다. 오늘은 나와 아내 그리고 두 아들 녀석들과 회사에서 참여 기회를 준 펜싱체험을 하는 날이다. 


사실 펜싱은 낯선 스포츠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큰 국제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 가끔 보는 스포츠이며, 특히 체험하기가 쉽지 않은 종목이다. 내게도 그저 그런 스포츠였는데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펜싱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솔직히 펜싱 붐이라기보다는 두 아들 녀석이 펜싱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면서 우리 집 안에선 펜싱이 갑자기 큰 인기 종목이 되었다.


올림픽 중 펜싱 경기가 있는 날은 난리도 아니었다. 서로 환호성을 지르며 마치 자신이 선수가 된 것처럼 아들 녀석들은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그런 관심 덕분인지 아빠가 회사에서 펜싱 체험에 당첨되었다고 하니 모두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런 행복한 날이 바로 오늘이다.


아들 녀석들의 기대가 컸던 탓일까? 체험장소로 운전하던 나는 조금 긴장이 되었다. ‘생각보다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지?’ 그냥 단순 체험일까? 펜싱 복장은 입어 볼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걱정이 끝나기도 전에 목적지 도착. 부품 마음을 가지고 드디어 체험장소에 관계자분들을 만났다.


정신없이 인사를 하고 바로 기본기 시작~ “어라 벌써 바로 시작?” 어깨 너머로 긴장감이 들었다. 그런데 강습을 지도해주시는 코치님이 정말 친절하고 재미있게 지도해주셨다. 프랑스에서 시작한 펜싱답게 모든 구령은 ‘불어’였다. 그리고 동작 하나하나 처음 해보는 동작이어서인지 가족 모두 자세가 웃겼다. “풋”, 서로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런 웃음도 잠시. 펜싱이란 종목이 생각보다 훨씬 체력을 요구하는 종목이었다. 특히 하체 힘이 굉장히 필요하다는 게 느껴졌다.


예상은 했지만, 상상 이상이었다. ‘아빠는 말이야~! 이 정도는~’ 약간의 젠체하면서 얼굴엔 미소를 띠었지만, 다리는 후들, 등짝의 땀은 송글송글 맺었다. 그런데 두 아들은 힘들지도 않은지 연신 웃음을 잃지 않았다. 코치님의 구령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기본기를 즐겁게 배우는 아들을 보니 긴장감은 어느새 행복으로 바뀌었다.

 



경기해 보니 올림픽 다시 생각나

기본기를 마무리했다. ‘아 이제 마치는구나!’ 다리가 풀렸다. 어라 그런데 옆에서 “이제 게임을 해보죠” 잉? 게임이라고? 기본기를 겨우 배웠는데 어떻게 게임을 하지? 코치님께서 펜싱복을 주셨다. 바지까지 입으려면 너무 번거로워서 상체만 입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거 무거웠다. 특히 얼굴을 보호하는 마스크 무게는 상당했다. 이래서 선수들이 경기 중에 수시로 마스크를 벗고 땀을 닦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복장을 갖추고 전자기기를 연결하니 내 몸에 펜싱 칼이 닿는 순간 삐~ 붉은 불이 들어왔다. 정말 신기했다. 코치님께서 경험상 단순히 게임을 가르쳐 주신 거겠지만, 복장을 갖추니, 긴장감이 흐른다. 공기의 흐름도 바뀐 듯 색다른 느낌이었다. 첫 번째 게임은 나와 큰아들. 이게 뭐라고 아빠, 아들이 서로 이기겠다고 난투극을 벌였다. 칼자루를 고쳐 들고, 자세를 꼿꼿이 했다. 아빠인 내가 키가 크다 보니 금세 점수를 앞서갔다.


그런데 갑자기 코치님이 작전타임을 부르더니 아들에게 소곤소곤 귀속말을 하는 게 아닌가. ‘에이 뭐 저런다고 되겠어?’ 라고 생각하며 경기를 재개하는데, 아들 녀석이 이상했다.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게 아닌가? ‘뭐지?’ 생각하며 난 경기를 마무리하려고 펜싱 칼을 앞으로 잽싸게 뻗었다. 그런데 뒤로 물러나며 피한 후 “공격!” ‘이야 이게 펜싱이구나~’ 바로 역전, 내가 게임에서 진 걸 떠나서 코치님 말 한마디에 저렇게 변하다니, 역시 프로의 원 포인트 레슨은 다르구나 싶었다.



 두 번째 게임은 큰아들, 작은 아들~ 두 녀석 나이 차이가 나다 보니(참 큰 아들이 중2, 작은 아들이 초 2년이다.) 그냥 난투극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게임 동안 뭐가 그렇게 좋은지 두 아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게임을 옆에서 구경하는 나와 아내의 얼굴에는 저절로 미소가 가득 에워싸기 시작했다. 게임이 종료되고 마스크를 벗으니 아들들 얼굴에는 땀이 듬뿍 맺혀 있었다. “힘들지?”라며 아들들에게 다가가니 두 녀석 하는 말이 “아뇨 정말 재미있어요!”라며 연신 웃음 꽃을 피웠다. 


간단한 인터뷰를 마치고 가족들과 집으로 귀가했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아니면 다리가 풀려서인지 집으로 돌아오는 운전은 힘들었다. 하지만 뒷자리의 아들 둘은 도착하기 전까지 펜싱에 관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저렇게 좋을까?’ 괜히 내가 기분이 좋아졌다. 아내도 집에 와서는 “여보 정말 좋은 추억이었어, 고생했어.”라며 어깨를 토닥토닥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