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의 행복, 추억의 오락실 게임

승리가 나를 부른다! 스트리트 파이터Ⅱ


코로나 블루 시대라고 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 지고 있습니다. 혼자 할 수 있는 놀이거리로 게임이 손꼽히고 있습니다. 레트로 감성의 ‘오락실 게임’은 어떨까요? 엄마 ‘등짝 스매싱’에도 무릅 쓰고 찾았던 오락실. 어떤 추억을 갖고 계시나요?




스트리트 파이터는 게임 계의 명작이다. 1987년 만들어진 이후 수많은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오기도 했지만, 게임에서 출발해 만화, 애니메이션, 각종 팬시 제품까지 심지어 실사판 극장 영화까지 개봉했다. 1994년 영화 스트리트 파이터의 주인공은 인기 액션 배우 장 끌로드 반담이었다. 게임에 등장했던 캐릭터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인기가 있다. 우리나라 TV 예능방송에서 한 모델이 ‘달심’으로 분장하기도 했다.


스트리트 파이터에는 류, 켄, 가일, 춘리, 달심, 장기에프, 혼다 등 각국의 용사들이 등장한다. 오락기에 동전만 넣으면 우린 거리의 파이터가 될 수 있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전후로 오락실 공기가 달라졌다. 오락실은 나와 게임기와의 싸움터다. 물론 2인용이 있다. ‘1942’과 ‘뽀글뽀글’은 친구와 함께 적을 무찌르고, 각자 사이 좋게 점수를 나눠 갖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개인전이다. 우리 동네 ‘갤러그’ 점수 1등이자 각종 도구를 이용했던 친구가 생각난다. 녀석이 갖고 다닌 15센티 무쇠 자는 1초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쏠 수 있다. 오락실에서 우리는 위에서 아래로, 좌에서 우로 화면을 따라 내려오는 적과 떨어지는 바위를 피하기 위해 화면 속에 빨려 들어간다. 그러니 엄마의 등장도 보질 못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오락기 건너편 사람을 힐긋거리게 되었다. 게임기가 아닌 사람과의 대전을 주선한 스트리트 파이터의 등장 때문이다. 어느 오락실 사장님이 2대의 게임기를 마주보고 붙여 놓았다. ‘파이터’들의 니즈를 어찌 아셨는지 이 구조는 오락실 인테리어의 표준모델이 된다.


나의 승리는 상대편의 동전 개수를 줄게 만든다. 오락실 주인도 스트리트 파이터를 좋아했다. 선수들이 모이는 시간에는 구경꾼도 바글바글했다. 어색한 장면도 자주 연출되었다. 한참을 쥐어터지고, 자리에 박차고 일어나니 건너편은 초등학생이다. 화가 머쓱함으로 사라진다. 한 판 승리의 쾌감을 “워류겐!”으로 외치던 최애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