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형태는 각양각색입니다. 같은 여행지를 가더라도 박물관, 미술관과 같은 전시 시설을 먼저 찾는 사람이 있고, 여행지에서 할 수 있는 갖가지 체험에 중점을 두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물며 홀로 떠나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있고, 여행을 가기 위해 무조건 동행인을 찾는 사람도 있죠. 사실 여행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자신의 상황이나 기분에 맞춰 여행을 하면 그뿐. 혹시라도 지금껏 해보지 않은 여행이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보세요. 익숙하지 않은 곳, 과거와는 다른 선택, 낯섦이야 말로 여행이 전하는 매력입니다. |
홀로 하는 여행 VS 함께 하는 여행
7년간 250회 이상 비행기를 타고 50개국을 홀로 여행한 작가 카트린 지타(Katrin Zita).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와 ‘내가 함께 여행하는 이유’라는 상반된 제목의 책을 냈습니다. 혼자하는 여행과 함께하는 여행을 통해서 같은 여행이라도 다른 것을 느끼고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죠 .
혼자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나요? 나홀로 여행하는 것은 동행인과의 지루한 의논이 필요치 않기에 언뜻 간편해 보이기도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여행지에서 마주치는 낯섦과 외로움도 나만의 몫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홀로 여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진짜 ‘나’를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죠. 마음 속 깊이 숨겨 두었던 스스로의 모습을 여행을 통해 확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오롯이 혼자서 떠나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곳을 여행하면서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그 과정에서 그동안 몰랐던 나의 내면을 알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혼자서 여행을 떠나야 하냐고요? 물론 그건 아닙니다. 함께 하는 여행은 그 누군가를 깊게 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혹시 이런 경험을 한 적은 없나요? 절친과 여행을 갔다 한바탕 싸운 뒤 관계가 어색해졌다가 다시 화해하는 일 말이죠. 만약 같이 여행을 간 사람과 여행 후 비슷한 농도의 친밀함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친한 사이로 발전했다면, 바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은 평생 함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친구를 얻은 셈입니다.
혼자 하는 여행은 자신과의 만남이지만 함께 하는 여행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가짐을 가르쳐 줍니다. 어찌됐든 삶은 홀로 하는 것이 아닌 함께 이루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여행 방식 중 한 가지만 고르기 힘들다면 대안도 물론 존재합니다. 현지 합류 상품이라는 훌륭한 방법이 있거든요. 개별적으로 출발하되 현지에서 이산 가족을 만나듯 상봉하는 겁니다. 개인 일정에 따라 시간차를 두고 떠나도 되고, 같은 나라를 여행하더라도 각자 원하는 도시를 방문한 뒤 약속 장소에서 만나면 됩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여행이라는 한 흐름 속에,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 곳을 다니는 여행 VS 한곳에 오래 머무는 여행
유럽여행을 검색하다 보면 ‘핵심 서유럽 8박 9일’이라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효율적인 루트로 시간을 알뜰하게 쓰면서 주요 도시를 여행하는 코스입니다. 가성비를 고려하여 핵심 나라만 골라 가고 싶은 바람도 있겠지만, 장기간 시간을 확보할 수 없는 직장인의 슬픈 속 사정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여러 곳을 다니는 여행에는 이러한 패키지 여행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여행은 매번 올 수 없는 소중한 기회이니, 온 김에 최대한 많은 곳을 경험해보자는 겁니다. 마치 스탬프를 찍듯 각 나라 주요 스팟을 다니는 것처럼요. 해외 여행의 만만치 않은 항공비를 생각하면 한 곳에 오래 머무는 것보다 여러 곳을 다니는 것이 훨씬 경제적일 것 입니다.
또한, 역사책에 나올 법한 지역의 유명 장소를 찾아내는 재미는 어릴 적 보물찾기 게임의 감격과도 비슷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 스몰 토킹을 하며 공통 분모를 찾는데도 유용하게 쓰일 겁니다. 뿐만 아니라, 남는 건 사진 ! 여러 명소에서 남긴 인생샷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였던 고단함을 단번에 날려 주기도 합니다. 그 뿐인가요. 우리의 SNS 피드가 더욱 다채로워 질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여러 곳을 다니는 여행보다는 한 장소에 머무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 달 살기와 같은 방식이 그 중 하나입니다. 한 달 살기는 ‘떠남’과 ‘머뭄’ 사이, 그 어딘가에서 조용히 우리를 유혹합니다. 한 도시에 장기 체류하는 해외 여행은 2019년 기준으로 3년 동안 약 198% 증가했을 정도. 국내에서도 제주도를 비롯하여 남해, 통영, 강릉, 속초 등 전국 각지에서 한 달 살기가 소리소문 없이 진행중입니다.
한 달 살기는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행복을 추구하는 웰니스 여행과 맞닿아 있습니다. 뭔가 특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현지인처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죠. 지친 몸을 달래고 부산했던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필요한 건 휴식뿐,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감은 잠시 잊어도 좋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한 달은 상징적인 숫자이니 기간에 집착하지는 마세요. 일주일이든 이주일이든 유유자적 시간을 보낸다면 그게 바로 진정한 웰니스 여행입니다.
아날로그 감성 캠핑 VS 디지털 시대 랜선 여행
대중 문화에 부는 레트로 열풍은 여행에서도 재현되는 것 같습니다. 캠핑도 그 중 하나입니다. 감성 랜턴, 감성 파라솔 등 아날로그 감성으로 무장한 아이템도 모두 우연은 아닐 겁니다. 레트로 캠핑, 아날로그 감성 캠핑 등 조금씩 다르지만 의도는 모두 비슷합니다. 우리는 모두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지만 휴식할 때만큼은 오래 전의 감성을 느껴 보자는 것이지요.
먼저, 캠핑 입문자에게는 모든 장비가 갖춰져 있는 글램핑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후, 본격적으로 캠핑족이 되기로 결심했다면 텐트와 타프와 같은 기본적인 장비만 준비하세요. 캠핑을 즐기면서 그 때마다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면 초보자의 실수를 줄일 수 있거든요. 취향에 따라 차에서 숙박을 하는 차박도 있고 캠핑카를 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클릭 하나만으로 현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랜선 투어를 추천합니다. 직접 보고 느낄 수는 없지만 우리가 쉽게 접하기 힘든 광활한 자연을 모니터를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여행 관련 방송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개인 크리에이터, 문화체육관광부 및 관련 지차제에서도 방구석 여행자를 위한 여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
최근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제주행 항공권이 이른바 금(金) 티켓이 됐다고 합니다. 해외 항공권 매출 급증도 이어지고 있죠.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로 억눌려왔던 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갈증을 단번에 보여줍니다.
그 동안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여행에 대한 대리 만족을 찾아다녔습니다. 랜선 여행과 같은 새로운 여행의 형태도 생겨났고, 근교를 찾는 초단거리 여행도 유행하였습니다. 국내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의 상공을 지나 돌아오는 이색적인 비행 상품도 등장하였고요.
어쩌면 여행은 인간의 DNA에 각인된 ‘끊임없이 걷고자하는 본능’에서 비롯되었는지 모릅니다. 소설가 김영하는 그의 책 ‘여행의 이유’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초기 인류는 다른 포유류와 달리, 아프리카, 그린란드, 북극권까지 닥치는 대로 이동했다고요. 어쩌면 이동 본능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여행을 갈망하는 이유일 겁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여러분은 어디를 향해 걷고 싶나요?